본격 세계를 창조한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Flying Spaghetti Monster, FSM)를 기리는 글.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FSM(Flying Spaghetti Monster)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의 탄생 배경.
오래 전 부터 이어져 온 과학과 종교의 대립... 그것을 대표하는 진화론(進化論)과 창조론(創造論)의 대립. 찰스 다윈이 1859년 <종의 기원>을 발표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 진화론 대 창조론 논쟁은, 이후 유전 법칙 등이 발견되며 진화론 쪽으로 힘이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1985년 미 연방 대법원은 공립 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지 못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게다가 1987년에 연방 대법원은 창조론과 진화론을 동등하게 취급하도록 했던 루이지애나 주법을 무효로 판결했다. 과학의 승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과거에 종교적 신앙으로 인식되던 창조론은 지적 설계론(知的 設計論)이란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나타나 진화론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아마 지적 설계론의 이면에는 개신교도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종교와 과학의 경계에 교묘히 걸쳐있는 지적 설계론은 진화론에게 빼았긴 자리를 되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감행했고, 그 결과 1999년 미국 캔자스 주 교육위원회는 교과과정에서 진화론을 삭제키로 결의했다. 그들은 "진화론을 검증할 수 없다."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후 2001년, 여러차례 논쟁 끝에 캔자스 주의 결의는 철회되었다. 그렇지만 2004년, 이번에는 펜실베니아 주의 도버 교육위원회가 지적 설계론을 중학교 필수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도록 결의했다. 학부모들이 1987년의 판례를 들어 제소했지만, 지적 설계론은 종교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선언, 결과적으로 과거의 판례를 적용받지 못해 패소했다.
그리고... 2005년 미 캔자스 주 교육 위원회는 지적 설계론을 허용하는 공립학교의 과학 교육 과정을 승인했다. 진화론을 사실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으므로 대안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소식을 들을 미국의 한 물리학... 학위를 가지고 있던 백수(학생이였을까?) 바비 헨더슨(Bobby Henderson)은 종교가 과학 행세를 하려든다는 현실에 절망... 까진 하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새로운 종교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진화론과 함께 이의 대안으로 지적 설계 이론 역시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여러분의 주장을 접하고 염려를 금할 길이 없어 이 글을 씁니다. 저 역시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의 의견들을 접하고, 또 그것들 중에 가장 이치에 맞다고 생각되는 것을 스스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학생들이 단지 지적설계 이론 중 단 하나의 이론 만 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적 설계 이론에는 수많은 이론이 존재한다는 것을 되세겨 봅시다. 저를 비롯한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이 우주를 만든 것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라는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괴물은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창조했습니다. 저희들은 진화론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과학적 증거들이, 사실은 그 괴물의 존재를 지지하는 증거일 뿐이라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금, 다른 두 이론과 함께 제가 말씀드린 이 대안 이론 역시 당신들의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점을 공식 요청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여러분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시,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용의까지 있습니다. 우리의 주장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는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이, 지적 설계 이론은 신앙이 아닌 모종의 과학 이론에 근거한다고 주장한다면, 저희의 이론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왜냐하면 저희의 이론 역시 신앙이 아닌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분들은 믿기 힘들어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저희의 신념에 대해 몇가지 더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우주를 창조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 가운데 누구도 그 괴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 괴물이 존재한다는 증거에 대해 이미 문서화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저희는 그 괴물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미 천만을 넘어섰으며, 아직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 여러분들은 꽤 놀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저희가 비밀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보니, 많은 사람들은 저희의 신념을 증명할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괴물이, 우리로 하여금 지구가 실제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생각하도록 만들기 위해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한 과학자가 어떤 유물에 대해 탄소 연대 측정법을 시행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는 75퍼센트의 탄소14가 전자 방출로 인해 질소14로 붕괴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탄소14가 반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5,730 년이라는 사실에 근거해서, 이 유물이 대략 10,000년 전의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우리 과학자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매번 과학자들이 어떤 측정을 행할 때 마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거기 나타나, 면발 촉수를 사용해서 측정 결과를 바꿔 버린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지와 왜 그 괴물이 이런 일을 하는 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수많은 문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일반 적인 물질은 쉽게 뚫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이 대안 이론을 여러분의 학생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으셨으리라 확신합니다.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통해, 모든 것이 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의 생각대로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깨닫게 될 것임은 이제 아주 자명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우리의 신념을 가르칠 때, 그 괴물이 선택한 해적 의상을 입지 않는 것은 매우 실례되는 일이란 점 역시 밝힙니다. 이 이상 어떻게 이 일의 중요성을 역설할 수 있을까요. 이미 편지가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왜 우리의 대안 이론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더욱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자명한 것은, 만약 우리가 이 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 괴물이 화를 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구 온난화, 지진, 허리케인, 그리고 다른 자연 재해가 1800년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해적의 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여러분에게도 꽤 흥미로울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대략적인 해적의 수에 대한 200년간의 지구 평균 기온을 나타낸 그래프를 첨부합니다. 그래프를 보면 해적과 지구 기온 사이에는 의미있는 반비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의 관점과 신념을 듣는 데 시간 할애해 주신 점 감사합니다. 저희의 이론을 여러분의 학생에게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충분히 전달 되었기를 바랍니다. 거기에 더해 저희는 이 대안 이론을 가르칠 선생님들을 훈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 또한 밝힙니다. 여러분의 답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겠으며, 법적 조치를 취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국, 아니 전세계에 걸쳐 이 세가지 이론을 가르치는 데 동등한 시간이 할애되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삼분의 일은 지적 설계 이론에, 다른 삼분의 일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이론에, 나머지 삼분의 일은 관측 가능한 압도적 증거들에 기반한 논리적 억측에 말이죠.
마음을 담아서,
바비 핸더슨과 걱정하는 시민들이.
추신. 그 괴물이 산과 나무와 난쟁이들을 창조하는 모습이 담긴 예술적인 그림을 한장 첨부합니다. 기억하세요, 우리는 모두 그의 창조물이라는 것을.
요약. 진화론의 대안으로 지적 설계론을 가르치자고 하는데, 지적 설계 이론에는 수많은 이론이 존재하며 우리는 그 중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는다.
이후 FSM는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어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얻었고, 한 인터넷 잡지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의 아들이 아님을 증명하는 실험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주겠다”며 상금 "지적 설계 통화(Intelligently Designed currency)" 250,000 달러를 걸었고, 다른 블로거들에 의해 상금은 1,000,000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 우주의 창조 FSM의 교리에 의하면 우주는 천국의 맥주 화산에서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신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4일에 걸쳐 창조하였다. 첫날이 가장 힘들었는데, 산, 나무, 그리고 인간의 조상이 될 '난쟁이(midgit)'을 만든 날이다. (난쟁이는 원래 midget으로 쓰는데, 선지자 Henderson이 처음 그렇게 썼으므로 midgit으로 쓴다.) 그리고는 3일동안 나머지 우주를 창조하고 과학자들을 속이기 위한 가짜 탄소 동위원소 분자들을 뿌렸다. 숙취로 인하여 남은 3일은 쉬고 말았는데, 따라서 어떤 신자들은 금요일 또한 주말 휴일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원래 처음에는 인간들이 보고 비웃을 수 있는 종족을 만들기 위해 유인원들을 만들었으나, 그들은 FSM을 모욕하여 멸절시켰다. 또한 인간의 친구로 만들기 위해 공룡들을 만들었으나, 그 크기 때문에 해적선들이 너무 많이 가라앉아서 또한 멸절시켰다. 맘모스와 거대한 나무늘보도 마찬가지였고, 도도새는 테스트는 통과하였으나 이는 문서상의 실수로 인한 것으로 인간들이 도도새의 섬을 침략함으로써 수정되었다. 일부 종파들은 우주가 "빅 보일(Big Boil, 큰 끓임)"이라는 행사를 통해 탄생되었다고 믿기도 한다. 이는 여러 면에서 현대 물리학이 생각하는 Big Bang과 유사한 개념으로 과학과 신학을 혼합하고자 하는 신자들에 의해 환영받았지만 원리주의 신자들에 의해 나약한 자세로 질타당하기도 한다.
- 진화의 근거로 제시되는 모든 것들은 사실 FSM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되었다.
- ‘그 분’에 대한 기도는, “아멘(Amen)” 대신, “라멘(RAman)”으로 끝난다.
- FSM의 가르침 중 여덟 개의 "웬만하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FSM으로부터 받은 10개의 석판 중에서 잃어버린 2 개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 1. 웬만하면 나를 믿는다고 남들보다 성스러운 척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고 맘상하지 않으며, 어차피 안 믿는 자들에게 하려는 말들이 아니므로 말 돌리지 마라. 2. 웬만하면 내 존재를 남들을 괴롭히는 핑계로 사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3. 웬만하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나 행동 같은 것들로 그들을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4. 웬만하면 스스로와 파트너에게 해되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5. 악의에 찬 다른 이들의 생각을 공격하려면 웬만하면 일단 밥은 챙겨 먹고 했으면 좋겠다. 6. 웬만하면 내 신전을 짓는데 수억금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더 좋은데 쓸데가 많다. 7. 웬만하면 내가 임하여 영지를 내린다고 떠들고 다니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웃을 사랑하랬다. 좀 알아 먹어라. 8.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웬만하면 남들이 너에게 해주기 바라는 대로도 남들에게 하지 마라. 상대방도 좋아한다면 상관 없다
만약 10개가 다 전해졌다면 지금처럼 자유분방한 도덕체계가 아니라, 과거 해적들과 같이 완전한 도덕체계를 이루게 됬을 것이라고 한다...
선지자 헨더슨이 FSM를 전파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그 동안 나타난 FSM의 형상들과 추종세력(Pastafarian, 파스타파리안 = 면발주의자?)들의 모습을 모아 보았다.
- 세계 도처에서 발견된 스파게티 형상들과 FSM의 증거들.
고대 도자기 유물
토스트에 나타난 그분의 형상
커피에 나타난 그분의 형상
불꽃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분
티벳 벽화에서 발견된 모습
호박파이를 통해 나타남
단층에서 발견된 그분의 형상
달 탐사 로켓에서 촬영된 모습
미국의 FSM 교회 분포 지도에 나타난 형상
독일에서 촬영된 그분
1957년 러시아에서 발견된 장면
- FSM 기념물과 기념품 들
법원 앞뜰에 세워진 FSM 상
FSM 로고 응용사례 1
FSM 로고 응용사례 2
FSM 로고 응용사례 3
FSM 로고 응용사례 4
모 검색사이트의 로고를 패러디
FSM 스테인드 글라스
모 종교를 주제로 한 영화 포스터 패러디
FSM를 기리는 연극의 포스터
연극 장면 1
연극 장면 2
연극 장면 3
FSM를 응용한 음식
FSM 케이크
FSM 과자
FSM
FSM 퍼레이드
예술 작품 속의 FSM
FSM가 세상을 창조한 과정을 대략적으로 설명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FSM 종이인형
- FSM 코스프레
연인끼리
혼자서
겨울용
전신 코스프레
끝?
※ 2005년 12월 20일, 미국 연방 지방법원은 지적 설계론을 교과과정에 넣으려던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판결에서 지적 설계론은 창로론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결론지어졌다.
언젠가 들어보기만 했던 '날아다니는 스파게티교' 내용이 이거였군요!
[여덟 개의 "웬만하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에서 완전 뒤집어졌습니다. ㅋㅋ
잘 보고 갑니다 :)
개인적으로도 웬만하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여덟 가지 것 들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
리처드 도킨스와 관련된 동영상을 보다가 알게된 이름이었는데 신성한 팔계의 가르침을 읽고 영적 충만이 이루어진듯 합니다. 본격적으로 성지순례를 해야겠습니다. ㅋㅋ
국수가락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라멘!